글락소(Glaxo)의 대표적인 히트상품인 잔탁(Zantac)이 나오기 전만 해도 세계의 위궤양약 시장은 스미스클라인(SmithKline)의 타가메트(Tagamet)가 지배하고 있었다.스미스클라인은 글락소의 미국시장진출이 가까워짐에 따라 1977년에서 1982년 까지 미국시장에서의 타가메트의 값을 20%나 내렸다. 그래서 글락소의 어떤 임원은 잔탁의 값을 타가메트보다 낮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글락소의 폴 기롤라미(Paul Girolami)회장은 잔탁이 여러가지 면에서 타가메트보다 훨씬 낫다고 확신했기 때문에 값을 그것보다 더 비싸게 매기도록 하였다. 그래서 글락소는 잔탁을 타가메트보다 56%나 더 높은 가격으로 시장에 내놓았고, 아울러 이 약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하여 미국내 마케팅 제휴회사인 로슈(Roche)와 함께 많은 마케팅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날이 갈수록 부작용이 적다는 등의 잔탁의 우수한 효능은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특히 잔탁을 처방했던 의사들은 그것을 복용한 환자들이 이제 더 이상 고통을 안 느끼고 위수술을 받을 필요가 없게 되는 것을 보고, 더욱 자신있게 그것을 권하게 되었다.그런데 아래의 그림에서 보다시피 잔탁의 값은 발매 이후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 즉 잔탁의 가격은 거의 일정비율로 올라, 그것이 시장에 나온지 10년째 되는 해에는 도입가격보다 50% 이상 높아졌던 것이다. 더구나 1986년에 굴지의 제약회사인 머크(Merck)와 릴리(Lilly)가 경쟁제품을 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글락소는 이러한 가격정책을 고수했다. 이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잔탁의 효능이 확실히 증명되고, 따라서 그것에 대한 의사 및 사용자들의 의구심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글락소가 처음부터 타가메트라는 막강한 경쟁제품보다 56%나 높게 값을 책정한 것은 참으로 대담한 정책이었다. 그러나 이 회사가 이에 그치지 않고 소비자들이 느끼는 잔탁의 가치가 올라감에 따라 그에 맞춰 제품의 값을 꾸준히 올린 것도 대단히 현명하고 전략적인 결정이었다. 이것은 제품의 우수성과 회사의 마케팅능력에 대한 강한 확신이 없었으면 실행하기 힘든 전략이었으나 결과는 대성공이었던 것이다. 잔탁 사례는 제품의 가치에 바탕을 둔 가격전략이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보기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