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 고추장 간장 등 장류 제품시장이 가열되고 있다. 최근 집에서 담가먹는 장맛을 능가하는 고급 장류제품이 속속 출시되면서 판매량이 급속히 늘고 있는데 따른 업체간 판촉경쟁이 한창이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장류 시장은 고추장 2000억원, 간장 1700억원, 된장과 쌈장 950억원 등 모두 4700억원 규모로 최근 10년간 간장 시장이 주춤한 반면 된장과 고추장 시장은 지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장류는 국내외의 잠재 수요를 감안할 때 성장 가능성이 무한한 업종으로 꼽혀 종합식품회사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서는 장류사업 진출은 필수란 말이 나올 정도다. 이에 따라 기존 장류 시장의 터줏대감인 대상, 해찬들, 샘표식품, 진미식품, 신송식품을 비롯해 장류시장에 신규 진입한 두산식품BG, 대한제당 등의 시장 확보를 위한 각축전도 치열하다. 더욱이 장은 우리 음식의 기본인 전통식품인 만큼, 다른 식자재 사업의 시너지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어 업체들마다 소비자들의 입맛 사로잡기에 한창이다◇집에서 담가먹는 장맛을 표방한 업체들의 고급화 차별화 전략에 힘입어 간장·고추장·된장제품의 시장규모가 급속도로 확대되면서 연간 5000억대의 외형을 보이고 있다.

●된장 

그동안 집에서 담근 된장맛을 따라가지 못해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했던 된장제품 시장이 업체들의 전통제조방식과 고급원료 사용 등 차별화 정책에 힘입어 급성장추세를 보이고 있다.아직도 70% 이상의 주부들이 직접 담근 된장을 이용하고 있지만 최근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고급제품들이 잇따라 출시돼 500억원에 불과했던 브랜드 된장시장이 2000억원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매년 10∼20% 정도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된장시장은 청정원과 해찬들이 각각 30% 정도를 점유, 주도하고 있으며 진미식품의 참그루가 11%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종합 장류전문기업으로의 이미지 구축에 나선 샘표식품은 250억원이 투입된 영동공장에서 `곰팡이를 이용한 된장 제조 특허기술'을 이용해 지난해말 `숨쉬는 콩 된장'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집에서 담근 그대로의 깊은 맛을 살릴 수 있고 발효균이 직접 된장에서 살아 숨쉰다는 컨셉의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해 지난해 월 10억원 규모의 매출 성과를 올렸으며, 올해 120억원 이상이 팔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샘표식품은 올해 된장마케팅을 강화해 점유율을 20%까지 올린다는 의지를 내비쳤다.해찬들은 지난해 출시를 미뤘던 100%메주된장을 올해 상반기중 내놓을 계획이다. 내부적으로 소비자 반응 조사가 만족스런 결과를 가져와 런칭시기만 잡히면 곧바로 새로운 홍보전략과 함께 시장진입에 나설 예정이다. 해찬들은 메주공장을 가지고 일반 콩을 삭혀 만드는 된장이 아닌 전통 재래식 메주 된장임을 내세워 소비자 구매력을 자극할 계획이다. 대상은 지난해 6월 출시한 밀가루를 섞지 않은 100% 콩으로 만든 `순창 콩된장'이 반년간 3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호조를 보인데 따라 올해 매출을 80억원으로 상향조정하는 한편 지난해 20억원에 그쳤던 장류수출액을 30억원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뒤늦게 장류시장에 가세한 두산식품BG도 고추장에 이어 `묵은정 깊은맛' 브랜드로 우리 콩 된장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옹기에서 1년가량 장기숙성시킨 것이 특징이며 순창의 가정집에서 전통 재래식으로 제조돼 `맛'에 자신이 있다고 회사측은 강조했다. 두산의 한 관계자는 “TV광고나 매체를 통한 홍보보다는 오직 '맛'으로 선택되는 제품을 만들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앞으로 쌈장 등을 생산, 전통식품 제조업체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제당 역시 `예담' 브랜드로 된장도 출시할 계획이며 올해 B2C시장 진입과 더불어 향후 2, 3년간 추가적인 대규모 투자를 통해 장류시장 기반을 다져나갈 계획이다.

●간장 

 지난해 10월 혼합간장의 발암물질(MCPD)시비에 휘말렸던 간장시장은 연간 1700억원의 규모로 아직도 혼합간장의 비중이 7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대상의 `햇살담은 간장의 깨끗한 약속' 캠페인 이후 양조간장시장이 점차 확산돼 지난해 양조간장 시장은 2000년보다 18% 증가한 490억원의 매출외형을 보인 반면 혼합간장시장은 1250억원으로 4% 신장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간장 시장 중 점유율도 양조간장은 2000년 17%에서 2001년 19%로 늘어난데 비해 혼합간장은 80%에서 78%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간장부문에서 2000년 200억원, 2001년 268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대상은 양조간장 생산만을 고집하는 올해 25%이상 신장된 350억원대로 올라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 마케팅실 김의열 이사는 “최근 햇살담은 간장에 대한 인지도가 향상되고, 제품 입점률과 취급률이 캠페인 활동 초기에 비해 약 10%이상 늘어나는 등 시장지배력이 높아지고 있어 이같은 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낙관했다.대상의 이같은 공격적 영업에 맞서 간장시장 선두업체인 샘표식품은 소비자의 상당수가 혼합간장을 선호하고 있는데 따른 품질안전성 확보와 함께 프리미엄급 간장인 `맑은 조선간장'의 마케팅을 집중함으로써 수성과 견제에 나서는 양동작전을 구사하고 있다.샘표식품 관계자는 “양조간장 판매에 주력하면 회사로서도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지만 혼합간장 시장을 외면하면 70% 이상에 달하는 소비자의 선택권이 없어진다”며 “샘표의 기술력은 이미 MCPD 검출이 불가능할 정도로 고도화돼 소비자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제품만을 출시한다”고 강조했다.업계 관계자는 “간장을 비롯해 장류제품에 대한 해외 인지도가 약해 세계 시장에 진입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며 “국내 간장시장은 거의 포화 상태로 해외 진출을 노리는 장류업체가 많아 지속적인 수출 활성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고추장 

대상의 `청정원 순창고추장'과 해찬들의 `태양초고추장'이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는 고추장 제품시장은 최근 신규 업체들이 속속 가세하면서 소비자들의 매운 맛 잡기가 불꽃을 뿜고 있다.브랜드고추장 맛은 집고추장과 별 차이가 없고 오히려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기능성 제품들이 틈새를 쉽게 파고들 수 있다는 장점에 힘입어 꾸준한 증가세로 현재 2000억원 규모를 보이고 있다.대상은 올 한해동안 생산공정의 합리화를 통해 전년대비 22% 증가한 98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이 회사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공식 장류 후원업체로 선정된 점을 십분활용해 월드컵 국가대표 선수들을 광고모델로 기용하는 등 스포츠 마케팅을 강화해 고추장의 대표성을 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샘표식품은 간장업체란 이미지를 벗고 명실상부한 장류기업으로 부상한다는 방침아래 지난해 말 100% 국내산 태양초 고추장을 출시했다. 샘표는 불량 중국산 수입농산물 문제가 수시로 제기됨에 따라 순수 국내산 태양초 고추만을 100% 사용함으로써 소비자에게 보다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제품공급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태양초 고추장의 원조인 해찬들은 경쟁사들의 반격에 맞서 주요수출국인 일본 시장으로의 진출 확대를 모색하는 한편 6년근 홍삼을 넣어 일반 제품보다 7∼8배 가량 비싼 `정월청장 홍삼고추장'을 내놓고 고급화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두산식품BG는 지난해 11월 `묵은정 깊은맛' 찹쌀 고추장을 출시해 본격적인 장류 시장에 진입했다. 두산은 경쟁브랜드가 특수 설계된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반면 순창지역의 일반 가정옹기에서 직접 숙성시켜 출시되는 가정식 고추장에 가장 가깝다는 차별화 정책을 쓰고 있다. 고품질 소량생산인 만큼 제조물량이 한정돼 있고 가격도 기존 제품보다 최고 30%이상 비싸다는 점을 `종가집' 브랜드 이미지와 연계시키고 있다. 설탕제조업체인 대한제당은 그동안 B2B형식으로 유통되던 장류제품들을 `예담'이란 브랜드로 일반 소비자시장 침투를 노리고 있다. 대한제당은 중앙연구소가 가지고있는 환경이나 생명공학에 관련된 노하우를 제품에 반영해 기존 제품들과 차별성을 갖게 할 예정이다. 이달 중 선보일 `예담' 고추장은 우선 홈플러스를 통해 판매한 뒤 유통망을 계속 넓혀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각 기업들의 고추장 시장 확보를 위한 경쟁은 수요확대에 힘입어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